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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걸어야 운동 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꼭 지켜야 할 '보행 원칙'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터질 듯 아파 길가에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하는 증상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괴로운 증상이다. 걷는 즐거움을 앗아가 노년의 삶을 무너뜨리는 이 질환은, 진단과 동시에 환자들에게 깊은 고민과 두려움을 안겨준다. '수술을 하자니 혹시 모를 부작용이 겁나고, 그냥 두자니 당장 걷는 게 두렵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반드시 수술로 뜯어고쳐야 하는 병'이나 '불치병'으로 오해하며 공포에 떨곤 한다.
하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임의성 원장(임의성마취통증의학과의원)은 "척추관협착증은 암 덩어리처럼 도려내야 끝나는 병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친구처럼 달래가며 수치를 조절하고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라고 정의한다.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좁아진 척추관을 받아들이되, 적절한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며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진짜 목표라는 것이다. 임 원장을 만나 막연한 수술 공포를 이겨내고, 척추관협착증을 현명하게 다스리는 비수술적 치료법과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흔히 말하는 '척추관협착증'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쪽에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척추관)가 여러 원인으로 점점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증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허리가 아픈 병이라기보다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과 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만성 통증 질환에 가깝습니다.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척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고 관절이 커지면서 신경 통로가 좁아집니다. 이 과정은 갑자기 생기기보다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단을 받으면 꼭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영상 검사에서 협착이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는 통증의 정도, 보행 가능 거리, 일상생활 제한 정도, 신경학적 이상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mri 상 협착이 꽤 있어 보이는데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상당수의 환자가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신경차단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 조절이 가능합니다.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잠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늘려 근력 저하와 기능 악화를 막는 것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을 어떤 방식으로 치료하나요?
마취통증의학과의 역할은 수술을 대신하는 진료가 아니라, 통증을 조절하고 기능을 유지·회복시키는 것에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는 약물치료와 운동·재활 치료 병행입니다. 신경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 전달을 줄이는 약물로 급성 통증을 조절하고, 통증이 완화되면 허리와 하지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 치료를 함께 진행합니다. 핵심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는 신경 주사 치료입니다. 경막 외 신경차단술 등을 통해 좁아진 공간에서 염증으로 자극받는 신경 주위에 약물을 직접 전달하여, 통증과 저림을 줄이고 걸을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순한 진통 주사가 아니라, 통증의 원인 신경을 정확히 겨냥하는 치료입니다.
비수술 치료 중 신경차단술은 어떤 치료인가요?
신경차단술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 중 하나입니다. 수술처럼 구조를 바꾸는 치료는 아니지만,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의 염증과 자극을 직접 조절해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입니다. 치료 과정은 국소 마취 후 영상 장비(c-arm)로 바늘 위치를 확인하면서 진행하므로 안전성이 높고 시술 시간도 짧습니다. 주입되는 약물은 주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약물과 신경 자극을 줄이는 약물로 구성되어 있어 신경의 부종과 통증 민감도를 낮춥니다. 신경차단술은 한 번 맞고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증상과 반응에 따라 간격을 두고 시행하거나 다른 비수술 치료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를 반복해서 받아도 괜찮은지 궁금해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의학적으로 적절한 간격과 기준을 지켜 시행하는 비수술 치료는 반복해서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급성 질환이 아니라 퇴행성 변화로 진행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한 번의 치료로 완전히 끝내는 병이 아니라 증상을 관리해 나가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신경차단술이나 경막 외 주사 같은 치료는 뼈나 신경을 손상시키는 치료가 아니라 신경 주변의 염증과 통증 반응을 조절하는 치료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다시 악화될 때 적절히 반복하는 것은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일상생활에서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먼저 무조건 참거나 버티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조금만 더 걸으면 풀리겠지" 하고 억지로 걷거나 서 있을수록 신경 자극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시작되면 잠시 앉거나 허리를 약간 굽혀 쉬는 것이 신경을 보호하는 행동입니다. 반대로 움직임을 완전히 피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통증이 두렵다고 활동을 줄이면 허리와 하체 근력이 약해져 통증이 더 쉽게 재발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짧은 거리라도 여러 번 나누어 걷기,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로 통증이 줄어든 시기를 다 나은 시기로 오해하지 말고, 근력과 보행 능력을 회복하는 준비 기간으로 활용해야 재발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척추관협착증을 두려워하는 분들께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척추관협착증은 '잘 관리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갑자기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통증과 기능을 적절히 관리하면 수술 없이도 오랫동안 문제없이 생활이 가능합니다. 약물, 주사, 운동 등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존재하는 만큼,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전문의와 함께 차분히 조절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